[코스닥 30주년] 코스닥 승강제와 동전주 퇴출, 그리고 하반기 증시
앞에 글을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혹시 너무 길어서 보기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답답한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하고 최대한 자세하게 쓴다는 것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코스피의 상승 속에서 더욱 FOMO가 왔을 코스닥 주주 여러분들 같이 힘내봅시다. 그리고 조금 더 보충하는 의미로 오늘의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시장 전반의 수급 부실과 더불어 코스닥 자체의 신뢰성 등에 대해 정리해 드렸었는데, 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가 칼을 빼들고 추진하는 '코스닥 승강제와 상장폐지요건 강화' 조치를 단행하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7월 1일 코스닥 30주년 행사에 발표한다고 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
1. 7월 1일 '코스닥 30주년 기념식', 그리고 정부의 개혁을 향한 강력 메시지
1996년 7월 1일, 미국의 나스닥의 정신을 벤치마킹하여 출범한 코스닥이 벌써 30살이 되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30번째 생일인 이날 대대적인 기념식을 열면서 앞으로의 '코스닥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선포할 예정입니다. 이번 정부의 핵심 기조는 제가 봤을 때 '양적 성장의 시대는 끝나고 질적 성장 및 시장의 신뢰 회복'을 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코스닥은 기술특례기업등을 상장 문턱을 낮춰 대거 유치했지만, 실적이 부진하거나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들이 시장에 함께 남아있으면서 하향 평준화의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시장 수급이 위축될 경우 안전한 코스피 쪽으로 수급이 몰리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하여 부실기업을 청소하여 코스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2. 핵심 파악하기 : 코스닥 승강제(리그제)의 원리
정부의 로드맵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는 내용은 단연코 '코스닥 승강제'입니다. 현재 코스닥 1800여개의 기업들을 강제로 3등분하여 등급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1) 코스닥 프리미엄(1부 리그)
시가총액과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적인 성과도 좋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안정성 등 점수가 높은 기업 70-100여개를 뽑아 묶어놓은 리그입니다. 정부에서 뽑은 코스닥 대표기업들이니 발표되면 수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스닥에 투자한다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종목이 1부 리그에 속할 수 있는지 판단해서 매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7월 1일 정부의 기준 발표를 먼저 기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코스닥 스탠더드(2부 리그)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일반 기업들입니다. 1부 리그에 들어갈 체급과 실적,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펀더멘탈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개발중인 기술과 성장을 바탕으로 추후 1부 리그를 노려볼 수 있는 유망주들이 함께 속해있는 리그입니다.
(3) 투자유의 및 관리군(3부 리그)
여기에 속하면 곤란해집니다. 한계 기업이나 퇴출 후보들이 속해 있는 곳입니다. 성장도 더디고 실적도 더딘데 어딘가 투명하지도 못하고 불안한 기업들이라고 정부가 판단하면 3부리그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에 속하면 투자나 수급이 들어오기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혹시 내가 투자한 기업이 이 곳에 속할 여지가 있는지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기존의 '글로벌 세그먼트'와의 차이점
이미 우량주를 모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지정하는 것에 불과해 강제력도 없었고, 또한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큼의 파급력도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에서 도입하는 코스닥 승강제는, 정부와 거래소가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강제력을 바탕으로 전수조사 및 분류를 진행합니다. 그 기준에 미달하면 1부 리그 기업도 2부로 강등될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제도의 숨은 의도를 보면, 연기금이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안심하고 집중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1부 기업에 수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코스닥 전체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수급의 부실을 우량주 중심으로 타개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서로 경쟁을 통한 기업 밸류 상승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3. 당장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상장폐지 강화 요건의 칼
승강제는 7월 1일에 기준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7월 1일부로 즉각 시행될 '퇴출 요건 강화'조치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제도는 바로 시행되는 만큼 집중해서 봐야 할 내용입니다.
(1) '동전주' 관리종목 및 상장폐지 조항 신설
회사의 주가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 상태로 30거래일 연속으로 지속되면 먼저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그 이후 90거래일을 지켜보고, 그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고 정리매매에 들어갑니다.
(2) 시가총액 하한선의 전격 상향
기존에는 시가총액 하한선이 150억원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면 퇴출당했습니다. 하지만 7월 1일부터는 200억으로 상향되고, 내년 1월부터는 300억까지 단계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이 내용이 알려지고 많은 기업들이 액면 병합 공시가 쏟아져 거래를 멈추기도 했고 기업간의 합병도 발표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더 많아질 것이고, 부실기업들의 투매물량이 시장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4. 승강제 도입 일정 및 연계 ETF 상품 출시 계획
(1)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발표
7월 1일에는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 이후 거래소는 세부적인 분류 기준(재무 성과 요건 및 지배구조 가산점 등)을 조율하여 9월까지는 최종 확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본격 가동이 시작되는 시기
이르면 10월부터는 첫 리그 분류가 완료되어 승강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주식은 늘 기대를 선반영하여 등락을 반복합니다. 7월 로드맵 이후 진입이 확실시되고 2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면 3분기에 상승이 나올 수 있습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도 있듯이 선반영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합니다.
(3) 정부 주도 하에 연계 ETF 상장
금융당국은 1부 리그인 프리미엄 리그의 지수가 개발되는 대로 자산운용사들과 협력하여 '코스닥 프리미엄 지수 추종 ETF'를 상장시킬 계획입니다. 정부에서는 세제 혜택이나 밸류업 펀드 자금의 투입 등 인센티브를 이 ETF에 집중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우량 기업들은 밀어주는 정부의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5. 글을 마무리하며
물론 아무리 리그를 나누고 우량 기업들을 선별해 지원한다고 해도 코스닥 자체의 가벼움과 변동성이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대주주의 먹튀나 잦은 유상증자 발행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수급이 들어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앞의 글에서 지적한 기관의 비율 맞추기용 기계적 매도 같은 문제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동전주나 부실기업을 빠르게 정리하여 안정화를 추진하는 것은 좋지만, 소액 주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부작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을 분류하면서 대기업들에 납품하는 꾸준한 하청업체들이 3부로 편성되어 무너질 경우 납품받는 대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부 리그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들은 제 생각이고, 투자는 개인이 하는 것입니다. 투자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부작용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을 통하여 코스닥이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혹시 갖고계신 종목이나 궁금한 종목들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고 싶은 분들 계시면 댓글에 남겨주십시오. 틈틈이 최선을 다해서 체크한 다음 의견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